최지은 작가 프로필 아시아태평양 전무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저서 책 소개
최지은 작가 프로필 아시아태평양 전무 '그렇게 나는 다시 삶을 선택했다' 저서 책 소개
프로필
1984년 겨울에 태어났다. 어린시절을 한국, 미국, 유럽을 오가면서 다소 혼란스럽게 보냈다. 아빠가 '제니'라는 영어 이름을 지어주셨다. 인생의 정점에 머물러 있던 37세의 봄, 살날이 9개월 남았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났고 여전히 치료 중이지만 잘 살아있다.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카드와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을 거친 후 매사 추세츠공과대학 (MIT)에서 MBA 학위를 취득했다. 뉴욕의 J.P. 모건에서 미국 기업들의 M&A(기업 인수합병) 및 IPO(기업공개)를 도왔다. 이후 노르웨이 통신사 텔레노의 아시아 투자를 총괄했다. 현재는 메타의 아시아태평양 본사인 싱가포르에서 전무로 재직중이며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들과 일하고 있다.
최지은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카드회사를 시작으로 투자은행과 핀테크 등 금융업계와 테크 업계에서 약 18년 동안 끊임없이 치열하게 일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뉴욕 월스트리트 그리고 J.P. 모건을 떠나 싱가포르로 이주하면서 동남아시아 시장을 새로이 경험하고 글로벌 빅테크 회사인 메타에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부문 전무로 일했다. 당연하게 여겼던 시간과 건강만 있으면 금방 가능한 더 큰 성공이 코앞이던 커리어의 정점에서 작가는 처음으로 걸음을 멈추고 죽음에 직면하게 된다.
커리어의 성공 가도를 달리던 30대 후반의 어느 날, 말기 암 진단과 함께 9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고, 항암치료 중에 폐로 암이 전이된 것이 발견되어 수술까지 하게 된다. 이렇게 상상조차 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때, 그 무거운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결국 단 하루도 낭비하지 않고 살아가기로 선택한 작가의 담담한 기록.
치열하게 달려왔던, 그러나 평범했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달으면서, 여전히 불확실한 삶을 순간순간 충실히 채워가기로 한 작가. 완벽과는 거리가 멀지만 그런대로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지금을 받아들이고,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은 뒤로 한 채 다시 최선을 다해 행복하게 현재를 살아가기로 한다. 어두운 터널과 같은 시간을 지나오면서 더 중요한 가치, 더 소중한 사람들, 더 행복해지는 방법을 발견한 작가는 며칠 전 불가능할 것 같았던 마흔 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사흘간 지옥을 오가며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암이 전이되었다는 사실도 아니었고, 생존율도 매우 낮아졌다는 사실도 아니었고, 끔직한 치료를 더 해야 한다는 사실도 아니었다. 내가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두려움에 잠식되어 인생을 완전히 놓아버린 내 태도였다. 그 두려움은 암보다 빠르게 내 온몸에 퍼져나갔다. 얼마나 남았을지 모를 내 인생에 대해서 이렇게 무책한 태도를 보인 나 자신이 암보다도 싫었다.
저녁만큼은 남편, 엄마, 아빠, 나 이렇게 넷이서 모여서 집에서 먹었고, 하루 중에 유일하게 내 세상에만 갇혀 있지 않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은 웃었다. 내 세상이 당장 내일 끝난다면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이 세 사람이었다. 이 세 사람이 곧 나의 세상이었고 내가 집착해야 할 세상은 밖이 아니라 이 밥상 앞에 있었다. 우주는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앞에 계속 존재해왔던 것이다.
작가는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어차피 죽을 텐데 이 모든 것이 무슨 소용인지를 생각하며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함께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압도당한다. 그렇게 "죽음이 그렇게 두렵고 싫으면서 죽음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간"이 돼버린 자신을 다시 일깨워준 것 역시 자신이었다. 얼마나 남았을지 모르는 인생에 대해 이토록 무책해진 자신을 깨닫고,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것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거기에까지 가는 길에서 가장 나은 선택들을 하며 걸어가보기로 한다.
그래서 목표를 바꿨다. 살아서 나가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매일을 사는 것으로 목표를 완전히 바꿀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살아갈 날을 기다리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었다. 지금 살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더 이상 삶을 유예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1년여의 치료 후 최지은 작가는 다시 예전의 직장으로 돌아갔다. 화려한 성과가 아니라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이 작가가 그토록 그리워하던 것이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바뀐 일상 속에서 여전히 3주마다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회사에서는 리더로서, 집에 돌아오면 귀여운 조카의 이모로서, 친구들과 하는 와이 파티에 호스트로서, 암 환우들과 주말을 보내는 환자이자 상담가로서 매일매일을 살아가고 있다.